조금 외롭다 느껴질때
때마침 내리는 비를 좋아한다.
우산을 받쳐들고 한참을 걸어다녀서
적당히 무거워진 내 청바지를 좋아한다.

생각하면 웃음짓게 만드는 기억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흘러간 옛 노래를 좋아한다.

그 노래를 더 듣기 위해서
내려야할 정류소를 지나치고도
씩씩하게 걸어오는 내 발자국 소리를 좋아한다.

늦은 시간이지만
'선하.. 너니까'.. 라고 생각하며
서슴없이 거는 소중한 사람의 벨소리를 좋아한다.

가끔은 아주 우울한 목소리로..
'와 줄수 있겠니?' 라고 말하는
그 미안함이 비치는 초청을 좋아한다.

함께 저녁 먹을 사람이 없어도
많이 쓸쓸해 하지 않고
길거리 따뜻한 오뎅으로 만족하는
내 소박함을 좋아한다.

학교에서 일로 인해 지치고
혼자 불을 켜고 물을 끓여도
찬양 가사로 인해 어느새 흥겨워 지는
나의 단순함을 좋아한다.

아무것도 아닌 나 자신을
존귀하게 여기도록 만들어 준
내 소중한 사람들..
그리고 내 하나님..을
나는 참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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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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