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리더훈련의 의미와 내용 등에 관해서는 간사님께서 적절한 때에 글을 쓰실 것 같고 해서
저는 개인적인 감동만 남기려 합니다.

몇 시간전 아내와, 여러 선생님과 함께 눈 내리는 춘천의 산을 올랐던 생각이
아직도 감동으로 남아 있습니다. 정말 그림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아내와
손잡고 산을 올랐습니다.

사실, 겨우 걷는 24개월 짜리 아들과, 안고 다녀야하는 10개월 딸 아이를
데리고 40분 이상이나 눈 내리는 산을 오를 자신이 없어 매표소에서 김덕기선생님께
우리는 가기 어려울 거라고 말했답니다. 그 때, 김덕기 / 이현래 두 선생님 왈...
"괜찮아 괜찮아! 걱정하지마! 이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순 없잖아!!" 하시며, 막무가내로
표를 구입하시더군요.

처음엔, 눈 내리는 완만한 산책로를 오르며, 어느 누구도 망가지지(?) 않고 잘 올랐지만,
구곡폭포를 지나 문배마을로 가는 산길에서는, 로프를 잡고서도 눈길에 넘어지는 우리 예훈엄마를 비롯해서 여러 선생님들이 애를 먹었습니다.

이현래, 김덕기, 김종석(수원), 강정훈 선생님들께서 저희 14kg짜리 아들과 9kg짜리 딸아이를, 하지영선생님은 박은철 선생님의 둘째 아들을 산 정상 너머 문배마을까지 안아서 올라가셨습니다. 너무 미안해서 아이를 안고 가시는 이현래 선생님을 쫓아갔더니, 따라오면 당신께서 더 빨리 걸어야 하니까 천천히 걸어오라고 하셔서 더욱 죄송했습니다.

어린 후배 부부를 이렇게 섬기시던 선생님들을 보며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우리 TCF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이와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이 리더쉽의 생각대로 잘 되지 않거나, 후배들이 생각만큼 잘 따라주지 못할 때도,
아기를 안고 산을 오르기를 주저하는 모습처럼, 일을 시작해 보지도 않고
걱정만 하고 있는 약한 모습에 대해 그저 푸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 말없이 아기를 뺏다시피 안아 도망치듯 산을 오르시면서 제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신 것 처럼, 김덕기, 이현래 선생님 등 많은 선배님들은 여태껏 그렇게 그렇게 저와 후배들을
섬기시고, 가르치신 것 같습니다.

5년 반 전 처음 TCF에 발을 들여 놓았지만, 이젠 제게도 섬길 후배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또 5년 후 나는 저 분들처럼 말없이, 가슴 찡할만큼 후배들을 잘 섬기고,
가르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글을 쓰고 있는 중 ... 방금.... 아까 같이 춘천을 출발해서 쉬지도 않고 고속도로를
주욱---- 달려가시던 류주욱--선생님께서 ... 저희 부부와 김덕기 선생님이 잘 도착하셨나
해서 걱정하는 마음으로 전화를 주셨습니다.

저도 이분들처럼 그렇게 자라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조회 수 :
418
등록일 :
2002.01.26
21:57:25 (*.41.2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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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2001.11.30
00:00:00
(*.227.63.100)
선생님의 글을 읽으니 문배 마을에 몇 차례 이현래선생님 따라 다녀오던 추억이 떠옵니다. 갑자기 숲을 벗어나면서 탁 트이고 밝은 문배마을의 모습과 비빔밥은 여전한지 궁금합니다. [01/26-23:21]

김덕기

2001.11.30
00:00:00
(*.41.231.1)
선생님, 저희들은 잘 다녀왔습니다. 많이 바쁘셨나요? 이 다음 모임에는 꼭 뵈올 수 있기를...격려해 주세요. [01/26-23:55]

박은철

2001.11.30
00:00:00
(*.209.1.46)
안준길선생님의 글에 깊이 공감하며 저도 그런 생각을 해 [01/27-00:54]

박은철

2001.11.30
00:00:00
(*.209.1.46)
했습니다. 저 역시도 아이 둘을 데리고 가파른 눈산을 오르기 벅찼었는
데 여러 선생님들께서 별난 두 녀석을 잘 보살펴 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01/27-00:57]

오승연

2001.11.30
00:00:00
(*.195.140.181)
춘천 닭갈비와 문배 산채 비빔밥을 정말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01/27-22:15]

오승연

2001.11.30
00:00:00
(*.195.140.181)
조금 힘들긴 했지만.. 멋진 TCF 선생님들과 함께 한 산행... 정말 즐거웠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세요..^^ [01/27-22:19]

박영규

2001.11.30
00:00:00
(*.248.163.254)
모두들 잘 들어가셨다니 반갑습니다.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하고요 [01/28-15:00]

박영규

2001.11.30
00:00:00
(*.248.163.254)
지금도 학교종합정보관리 시스템 연수중에 잠깐 들어와 봤습니다 [01/28-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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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2 2002 기독교사대회 등록이 시작되었습니다. [1] 334     2002-04-10
2002 기독교사대회 등록이 시작되었습니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교사'가 되기 위해 원주를 향한 소망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등록은 '좋은교사'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등록을 하고 있습니다. TCF home에 보시면 좋은교사 링크 있지요? 꾹 눌러서 한 번 가 보...  
2801 기도해야 하는 이유. 635     2002-04-10
기도해야 하는 이유 최문식 참으로 우리들은 신앙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제쳐 놓고 일 중심으로 향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훈련을 통하여 복음을 전하고 양육하고 봉사하고 교제하야 하는 일은 너무나도 필요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일을 ...  
2800 Re..많이 힘들지.... [1] 340     2002-04-13
어린아이들에겐 첫째도 인내요,둘째도 인내다. 처음 1학년 맡아서도 그렇지만...한반에 40명의(특히 저학년) 아이들을 감당하기엔 정말 역부족이다. 1학년 선생님들과 가끔씩 대화를 나누는데 (작년엔 정말 , 힘들정도로 별난아이들이 워낙 많았는데...) 유별...  
2799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법 (4). 597     2002-04-15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법 (4) 최문식 2001년도에 있었던 일입니다. 하나님의 일하심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저에게는 참으로 대단한 우상으로 여기는 것이 있습니다. 다름이 아닌 낚시입니다. 이것을 한번 가면 밤새우는 것은 기본이고 며칠이라도 하니 말입니...